-℃+ 도감

기특한 분류와 정갈함

새벽 4시 지옥 평가팀 사무실 안, 차가운 아메리카노 3L를 쉬지 않고 마셨으나 결국 책상에 엎드려 퍼질러 자는 부수장 혼라카가 보인다. 초록빛의 파동이 그의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동시에 까칠한 기계음이 뿜어 나온다. 인사팀에서 받은 DND 사내 직원들의 모든 데이터가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취합, 병합, 분리, 제어를 반복한다. 순간 세상의 모든 이치를 건방지게 단순화하여 뱉는 어느 노숙자의 마찰음처럼 ‘띠띠………띠디딕!’하고 모니터 안에 정갈한 단어 분류 형태가 나타난다. 잠에서 깨는 혼라카. 뻐근한 동공을 억지로 확장해 모니터 안을 들여다본다. 그는 이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수장 청다린에게 전화를 건다. “수장님, 다행히 매우 차갑습니다!” 대답 없이 툭! 끊어지는 전화. 그는 아무렇지 않게 전화기를 옆으로 던지고 다시 편하게 차가운 악몽으로 들어간다.

냉기 인간 리스트 (~ -10℃)

후사 구완옘 (-100℃)

냉기 온도 –100℃는 세상을 대하는 모든 사고가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형성이 되어야 가능한 수치이다. 따라서 그의 어린 시절 테이프와 자서전을 통해 해당 수치가 탄생했으니 참고 바란다. 베트남 막우옌 조직의 이간질 대명사였던 그의 어린 시절은 그 누구보다 이질적인 악마를 세상에 알리는 자서전의 첫 장이었다. 불륜을 약 3일 동안 30회를 기록해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시아 전체에 상간 수배 선포를 당했던 그의 아버지의 가정 교육 방식은 남달랐다. 사람들에게 정확하고 소박한 거짓을 주입해 어느 거대한 거짓을 믿게 하는 주입 체계를 구완옘에게 가르쳤던 것이다. 즉, 일부러 작은 악행을 행하고 자수하여 이후에 더 큰 악행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포한 후에 거대한 악행을 저지르는 일종의 기이한 성직자 회개와 같은 방식을 행하는 것. 구완옘은 이 같은 심리 제어 방식을 어린 시절부터 확실히 익히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DND 입사 이후 ‘수모 인간 성격 실험’, ‘위기 생산소 가동’, ‘re : 미바르잔 프로젝트’ 등에서 냉혈한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매우 일조했으며, 자신의 생각대로 사람들이 행하도록 만드는 정신 개조 기술을 더욱 스스로 강화하게 된 발판이 되었다.

청다린 (-87℃)

냉기 온도 –87℃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어쩔 수 없이 희생시키는 사고가 남보다 두터워야 나오는 수치이다. 이는 보통 치열한 사회 속에서 남다른 이기심을 확장해 길러지는 것이다. 지옥 평가팀 수장 청다린은 평소에 팀원들에게 그 어떤 관심도 주지 않았다. 심지어 부수장 혼라카가 업무에 관해 물어볼 때도 자신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항이 아니면 단답이나 무시를 했다. 보통 진급, 인센티브, 수장의 호감도와 연관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 밝고 적극적으로 소통에 임했다. 증기 굉음 청소 당시, 지옥 평가팀의 지옥 점수 성과가 저조한 시기였기에 자신의 수장 직급에도 불안감을 주었었다. 따라서 팀원들의 희생을 빌미로 무조건 성과를 내려고 했던 것이었다. 지옥 평가팀 이외에도 청다린은 각종 동호회, 동아리, 대중교통 내부, 공원 등 사회적 개체가 있는 그 어떤 장소라면 그녀의 냉혈한 이기심을 의지적으로 발동시켰다. 사실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온전히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두후 슈미츠 (-32℃)

해당 냉기 온도는 이상한 집념 때문에 자신을 학대하는 것에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특징이 두드러지는 인간들에게 자주 수치화된다. 실제로 슈미츠는 모든 회식 자리에서 무언가 날카로운 음식을 보면 자신의 후두와 성대에 가져다 대는 습관이 있었다. 언제나 자신과 이질적인 물체의 결합을 꿈꾸는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면서 말이다. 상처가 아무리 짙게 나도 그에겐 그 고통마저 삶의 희열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이렇게 냉혈한 그에게도 꼭 지키는 규칙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타인에게는 이러한 결합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타인에게도 이 결합을 강요하며 날뛰었다면 적어도 –90℃까지는 추위를 품게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열기 인간 리스트 (40℃ ~ 100℃)

윤지상 (100℃)

냉기 온도를 띠는 것이 일종의 차가운 의식을 행하는 것이라면, 열기 온도를 띠는 것은 반대로 뜨거운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윤지상은 열기 인간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노, 열망, 표독함 등을 자신의 신체에 감각적으로 분출할 수 있다는 것은 감히 끓는 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검버섯 대리인에서 보여준 그의 방사형 기둥 검버섯 축제는 가장 약한 단계의 폭발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가 100℃ 폭발을 보여준 때가 언제일까? 이는 바로 DND 입사 전 그의 기묘한 활동 중 하나였던 ‘소나기 브이로그’에서 볼 수 있다. 참고로 해당 영상은 DND 임원 이상 직급만 인사팀 내부에서 면밀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브이로그는 윤지상이 DND 입사를 함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였기도 했다. 자신이 검버섯을 분출한다는 사실을 자각한 후에 윤지상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실험 영상들을 올렸는데, 그중 가장 적은 댓글 수와 가장 많은 싫어요를 기록한 영상이 바로 ‘소나기 브이로그’였다. 영상 내용은 간단히 이러했다. 그는 자신의 검버섯을 의지적으로 방사형 기둥으로 표출시킨 후, 소나기가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 약 103일 동안 소나기를 기다리는 자신의 검버섯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편집한 것이다. 그러다 마침 소나기가 내리자 자신의 얼굴에 핀 검버섯들을 더욱 활짝 개방시켜 빗물들을 모조리 흡수하였다. 이후 그의 검버섯들이 갑자기 약 50cm 길이로 생장하여 검은 액체를 뿜어내며 춤을 추는 형태로 폭발하였다. DND 면접 당시 해당 영상에 대한 의도를 그에게 물어본 결과, 답은 이러했다. “내 몸에 핀 생물체의 생장을, 생장하는 내 육체가 과연 어떻게 소통하는가를 탐구하고 싶었습니다.”

즈가풍 (71℃)

해당 열기는 자신의 신체를 빈틈없이 개방하고 혹사시키는 인간들에게 나타나는 수치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냉기의 슈미츠와는 완벽히 다르다는 것이다. 슈미츠는 자신의 신체를 학대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지만, 즈가풍은 자신의 신체를 무척 소중히 여김에도 불구하고 샘솟는 열정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블랙 이벤트팀은 실제로 신체의 가장 중요한 부위를 타인 혹은 자신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하는 부서이다. 특히 ‘남근 공포 학살기’와 같이 생식기의 위협을 통해 인간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쾌락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이 때문에 즈가풍은 항상 해당 부서 회의 때 바지를 벗는 것이 일상이었다. 가장 확실하게 자신의 포부와 용기를 보여주는 행위가 바로 해당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이는 예두삼이 White Cleansing에서 보였던 남근 개방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행동이다. 예두삼은 그것을 어쩔 수 없이 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즈가풍은 이것이 온전히 습관으로 물들어 있으며 항상 스스로 자랑스러워한다. 실제로 그의 이러한 열정 노출은 향후 DND의 ‘그을린 기둥 위반’, ‘혼숙 생식기 성찰’ 등에서 빛을 발했다.

그니쿨 (55℃)

해당 열기는 순간의 미열을 폭발하는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이전의 신체 변형, 신체 개방에 대한 열정은 다소 부족하지만, 자신의 신체 내부의 모든 세포를 동원하여 하나의 강력한 행동을 한다. DND 사내에서 가장 강력한 행위 Top 3에 들었던 ‘펀치 스크린 시위’는 그야말로 강력한 미열의 폭발이었다. 점차 들끓다가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표출했으니 말이다. 참고로 그니쿨은 발차기, 침샘 폭발, 동공 찌르기와 같은 행동들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단지 펀치를 행하고 싶은 욕망만 가득할 뿐이다. 왜 펀치만 그토록 고집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으나, 향후 10년 안에 ‘DND SECRET NOTE’에 그 이유가 적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만약 펀치 이외의 다른 행동들이 5가지 이상 존재했다면, 아마 매 순간 열기를 폭발하는 강력한 생물로 재탄생하지 않았을까?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oCxzB7Ngv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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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D 감정 지능 관련 정보 : https://dndnews.co.kr/%ea%b0%90%ec%a0%95-%ec%a7%80%eb%8a%a5%ec%9d%b4-%eb%86%92%ec%9d%80-%ec%82%ac%eb%9e%8c%ec%9d%98-8%ea%b0%80%ec%a7%80-%ed%8a%b9%ec%a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