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역사
‘올 때 메로나’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흔히 볼일을 마치고 오는 길에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진짜로 메로나를 사 달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이젠 하나의 밈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올 때 뭐라도 사 오라는 무언의 압박을 장난식으로 툭 던지는 행위로 말입니다. 이렇게 메로나는 오늘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초록색 직사각형 모양의 매력적인 맛을 자아내는 메로나. 이 아이스크림은 대체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요?
생소한 과일, 멜론
1991년, 성인 여성 706명에게 ‘멜론을 먹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15%만이 먹어봤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15%에게 ‘왜 멜론을 구입했습니까?’라고 물어봤더니 약 67%가 처음 본 과일이어서 구입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멜론이 지금은 흔하게 먹는 과일 중 하나지만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과일 중 하나였습니다. 1989년에 해외여행이 자유화가 된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1988년까지는 여권 발급에 연령 제한이 있었으며,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반공교육도 받아야 했습니다. 또한 당시 참외가 1000원 정도 했던 것에 비해 멜론은 하나에 10,000원 정도로 상당히 비싼 과일이었습니다. 때문에 뉴스에선 멜론과 같은 과일을 먹는 것을 두고, 고급 수입 과일을 먹어 과소비를 조장한다고 떠들기도 했었습니다.
메로나 탄생 (feat. 빙그레)
빙그레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이 동남아에 갔다가 멜론을 처음 먹고 감동한 사건이 가장 원초적인 메로나의 탄생 일화입니다. 당시 물에 이것저것 타서 얼리는 원기둥 모양의 빙과류가 아이스크림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오히려 빙그레는 이 때문에 메로나의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딱딱한 빙과류가 아니라 유지방함량이 꽤 되는 쫀득한 아이스크림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먹기 어렵고 비싼 괴일인 멜론을 직육면체 모양의 아이스크림으로 구현하는 것이 빙그레가 원하는 최종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스크림은 1992년 출시 초기부터 대박이 나게 됩니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사람들 사이에서 돌아 첫해에 무려 약 1억 7200만 개가 팔렸으며, 이는 당시 대한민국 인구수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였습니다.
1990년대엔 최고의 스타들이 아이스크림 CF를 찍을 때였는데, 빙그레는 특이하게 당시 스타들을 메로나 광고에 출연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출시 다음 해인 1993년에는 약 2억 8600만 개가 팔렸으며, 이는 당시 대한민국 인구수의 약 7배에 달하는 수치였습니다. 즉, 한 사람이 1년에 메로나를 평균 7개씩 먹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인기를 끌던 메로나는 어느새 연 300억 원 매출을 돌파하는 아이스크림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단숨에 1등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후 슬리퍼, 빵 등 여러 콜라보 제품들이 나왔고 1995년에는 드디어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됩니다. 하와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물론 오늘날엔 사람들이 비싼 아이스크림들을 원하게 되면서 메로나가 독보적으로 인기가 높진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연간 약 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아직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로나 맛있게 먹는 방법
먼저 대학교 MT나 각종 여행 등에서 메로나에 소주를 타고 거기에 사이다를 부어 먹는 문화가 한때 유행했습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거나 혹은 맛있는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메로나를 술과 섞어 먹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메로나 쉐이크가 있습니다. 이는 간혹 특정 카페들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을 비롯해 멜론을 좋아하는 2-30대가 주로 사 먹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메로나를 튀겨서 먹는 특이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메로나를 높은 온도에서 튀겨 바삭하게 멜론의 맛을 즐기고자 이렇게 먹는다고 합니다.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channel/UCUCGcag0CwDoFKbPluG8F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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