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학살 교육

동공 앞이 마치 노이즈가 잔뜩 낀 것처럼 어둠이 지배한 DND 사내 극장. 모든 수장, 임원이 한곳에 모였다. 안락하게 붉은 여우 내장 모피로 따뜻하게 감싸진 극장 의자는 그들을 더욱 안일함에 젖도록 했다. 잠시 후, 대형 스크린 앞 무대에 올라서는 해골처럼 삐쩍 마른 어느 신사. 그의 광대뼈는 너무 뾰족하게 솟아올라 마치 그의 입꼬리에서 거대한 송곳이 그의 눈매를 찌르는 형상을 보게 만들었다. 관객석에 앉아있던 붉은 눈동자 즈가풍은 외친다. “어이! 광대를 승천하지 말고, 자살을 반차써서 하도록 해!” 순간 사내 극장 안이 폭소의 도가니가 된다. VIP석에 앉아있던 DND 수장은 조용히 박수를 쳤다. 귀신같이 그 박수 소리를 알아챈 즈가풍은 그 4분의 3박자 박수 소리에 맞춰 척추와 고개를 엇갈리게 흔들었다. 옆에 앉아있던 휴트스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한 마디 쏘아붙인다. “블랙 모션은 적나라하게 행하면 오히려 그 효과가 떨어진다네. 알고 있지 않은가!” 뚜렷한 그의 일침은 즈가풍을 바로 조용하게 만들었다. 순간 무대 위에서 삐이이익- 마이크 소리가 요동쳤고, 재빨리 삼춘우가 무대 위로 올라와 그 소리를 바로잡았다. 삐쩍 마른 신사는 그에게 미소를 짧게 보낸 후, 생긴 것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로 관객석을 향해 선포했다. 그 소리는 마치 물고기에게 도움을 청하는 어느 늙은 독한 술 수집가의 발바닥 주름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청설모의 빛나는 눈빛과 같았다. “안녕하세요! 사내 극장 관리자 로온 미과잭입니다. DND 사내 극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자, 오늘은 저번 교육 영상 ‘우정 vs 부정 vs 모정’에 이어 ‘신체 학살 동거’ 교육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모두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여 사랑을 원하지만 그래도! 사랑을 부정합시다!” 확실히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맷돌 남녀 타살

거대 원형 맷돌 침대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상반신이 없는 젊은 남녀 하반신들이 해당 침대 위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그러다 점점 지치는 하반신들. 결국 발목을 스스로 접어 맷돌에게 운명을 맡긴다. 무참히 하반신의 살가죽과 뼈가 잘게 부서진다. 순간 카메라가 줌아웃이 빠르게 된다. 원형 맷돌 침대를 힘껏 돌리고 있는 남녀 상반신들. 그것들의 몸엔 굵은 붓글씨로 요상한 글자들이 적혀있다. 남성의 상반신엔 ‘직선 손짓, 관계 수행, 하지 못한 책임, 대리 배신’, 여성의 상반신엔 ‘성격 돌기, 핵심 성병, 척추 기상, 좋지 못한 역할, 휜 정신’. 해당 글자들은 띠 모양으로 그들의 상반신에 마구 도배되어 있다. 그렇게 맷돌을 약 2분 돌리고 있다 순간 화면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토막이 난 두 남녀의 신체 조각들이 거대 폭발음과 함께 화면에 하나씩 채워진다. 그러곤 두 남녀의 음성이 화음을 이상하게 맞추며 울려 퍼진다. “타인 신경해. 핵심 생각적. 수행 저런 혐오, 진짜 돌고 곧게.”

립스틱 동공 부착

수많은 거울이 둘러싸여 있는 어느 정신병원 식당, 82세 남성과 77세 여성이 식판을 던지며 싸우고 있다. 남성은 여성의 머리카락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며 욕설을 퍼붓는다. 순간 여성은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립스틱을 꺼내 남성의 동공을 훅! 찌른다. 붉은 립스틱 자국이 앙증맞게 남성의 동공에 흔적을 남긴다.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서는 남성. 여성은 곧바로 자신의 상의를 벗은 후, 해당 립스틱을 자신의 가슴에 마구 문지른다. 그러자 그 남성의 동공이 자석처럼 여성의 상반신에 들러붙는다. 놀란 남성은 동공을 여성에게 뺏긴 채 식당을 빠져나간다. 괴상한 웃음을 뽐내는 여성.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녀를 지켜보던 남성 35명은 재빨리 그들의 동공을 자신들의 식판 옆에 있는 허름한 책으로 옮긴다. 그들을 하찮게 바라보던 립스틱 전사 여성은 까칠하게 자신의 신념을 선포한다. “몸이 늙어도 너희들의 동공은 늙지 않는다! 붉은 것이 가득할수록 지루함이 사라지니, 마음껏 당신들의 성적 쾌락을 즐겨라!” 순간 주위에 있던 여성 35명은 각자 립스틱을 주머니에서 꺼내, 책으로 동공을 옮긴 남성 35명을 향해 달려간다.

LUCKY SHOT

남성과 여성의 몸이 정확히 반으로 되어 있는 어느 50세 인간이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다. 직장에 대한 스트레스로 분노와 무기력함이 동시에 몰려온다. 방으로 들어가 옷을 벗는 도중, 옷장에서 그네 소리가 작게 들린다. 끼익- 끼익-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50세 인간의 심기를 더욱 건드린다. 슬며시 해당 옷장으로 다가가 문을 조심히 열어보는 50세 인간. 그러자 여성인지 남성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얼굴, 늙음과 젊음이 동시에 곁들어져 있는 남성 상반신과 여성 하반신을 가진 한 인간이 있었다. 그 정체불명 인간은 붉은 립스틱이 발린 두꺼운 입술로 끼익- 끼익- 하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고 있었다. 50세 인간은 순간 혐오스러움과 감동이 동시에 몰려온다. 즉, 자신의 결합을 뛰어넘은 어느 기형 인간의 부적절한 신체에 대한 혐오스러움과, 자신의 이질적임을 뛰어넘은 어느 기성 인간의 부적격 신체에 대한 감동이 몰려온 것이다. 펑! 순간 50세 인간 뒤에서 어느 신체 사냥꾼의 굵직한 샷건 소리가 들린다. 50세 인간과 정체불명 인간의 신체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난다. 잘게 조각이 난 그들의 신체 조각들은 원래 자신의 결합 대상을 정확히 찾지 못한 채 방황한다. 신체 사냥꾼은 해당 조각들을 신나게 섭취하기 시작한다. 순간 축제를 연상시키는 배경음이 들리며 대형 스크린에 두툼한 글자가 떠오른다. ‘다른 신체는 모든 동거를 학살합니다.’ 순간 관객석에 앉은 모든 임원과 수장이 열광과 환호의 도가니로 뜨겁게 호응한다.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S373dQFrayg
DND 속보 : https://dndnews.co.kr/%eb%ac%b4%eb%a6%ac%ed%95%9c-%eb%81%bc%ec%9b%8c%eb%a7%9e%ec%b6%a4-%ed%8b%88%ec%83%88-%ea%b3%b5%eb%9e%b5-%ec%8b%a4%ed%8c%a8/
DND PACS 관련 정보 : https://dndnews.co.kr/%ed%94%84%eb%9e%91%ec%8a%a4-pacs-%ec%a0%9c%eb%8f%84-%ec%a7%91%ec%a4%91-%ed%83%90%ea%b5%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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