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광 식사, 덩어리 축제

“아, 아, 모든 사원은 듣습니다. 기형 적색 신호를 응시하길 바랍니다. 눈에 익어야 그것이 이질적이지 않다고 믿게 됩니다. 물론 저 삼춘우는 거짓을 옹호할 생각 없이 계속해서 선포할 것이니, 이 점은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순간 30개의 대형 마이크가 동시 다발적으로 꺼림칙한 기계음을 발사하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동공에 힘이 점점 없어지는 삼춘우. DND 수장이 그의 어깨를 툭 두드리며 냉철한 얼음을 얼굴에 드리우고 있다. 쾅쾅쾅! 기본 인력 수장 이두온이 사내 선포실에 서슴없이 들어온다. “욕정 선포 덩어리 30마리를 대기시켰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순간 삼춘우는 사내 선포실 대형 모니터 정중앙에 달린 버튼 하나를 힘껏 누른다. 사내 선포실의 모든 벽면이 활짝 개방됨과 동시에, 30개의 대형 마이크에서 기이한 붉은 빛이 수도 없이 뿜어져 나온다. 해당 빛은 15층을 가뿐히 채웠고, 어느새 DND 사내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로비에 있던 30마리의 욕정 선포 덩어리들은 특유의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여 그 빛들을 모조리 삼켜버렸다. 그 덩어리들의 목에 채워진 끈적한 알루미늄 줄을 붙잡고 있는 두후 슈미츠. 그는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돼지에 관련된 책을 낄낄거리며 보고 있었다.

Keeping Blood

빛들을 모두 삼킨 돼지들은 저마다 다른 붉은 매력을 풍겼다. 사람의 온정을 너무 많이 받은 적색, 거짓을 들켰지만 진실 같은 거짓인 것처럼 들먹이는 적색, 부모의 과보호로 사람이 거북하지만 인간의 육욕은 부끄럽다고 느끼는 적색, 과거를 되돌릴 수 있어도 성찰 인간은 되지 않겠다는 각오의 적색, 성적 매력이 없다는 것을 굳이 드러내 동굴로 도망가는 미망인 적색 등 저마다의 또렷한 갈등과 모순의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슈미츠는 알루미늄 줄을 순간 털썩 놓고선 돼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홀로 걸어갔다. 어느새 로비에 도착한 삼춘우는 빛을 삼킨 각각의 돼지에게 다가가 그들의 콧구멍에다 의문의 실을 쑤셔본다. 그것은 가장 붉은 피를 탐색하기 위해 실시하는 초소형 미도리 실이었다. 돼지들은 킁킁대며 각자 아픔이 섞인 괴성을 지르더니 약 1L가량의 피를 토해냈다. 로비에 대기하고 있던 기본 인력 5명은 재빨리 해당 피를 유리병에 담아 지상 12층에 있는 피부 세포 관리실의 냉동고 정중앙에 있는 오로라 용광로로 가져갔다.

엉켜있는 감촉의 부활

오로라 용광로 주위엔 이미 DND 수장이 삼춘우와 기본 인력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본 인력 직원들은 약 30L의 돼지 피를 해당 용광로에 부었다. 조금씩 그것을 부을 때마다 용광로에선 의문의 까칠한 음성이 마구 흘러나왔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소리였으나 그렇다고 뇌에 타격을 줄 만큼 가치 전달 욕심이 가지런하지는 않았다. 어느새 용광로에 피가 다 채워지자 기본 인력 직원들은 모두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DND 수장 또한 삼춘우에게 희미한 미소를 띠곤 임원 회의를 위해 자리를 피했다. 홀로 남은 삼춘우. 슬며시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인간의 혀로 만들어진 소형 마이크가 둔탁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해당 마이크는 4개의 성인 혀가 평균 7회 정도 시계 방향으로 서로 엉켜있는 형태였다. 삼춘우는 그것을 자신의 혀에 가까이 대고 약 1분 동안 사탕을 빨 듯 힘껏 포옹했다. 소형 마이크는 삼춘우의 혀 촉감을 느낄 때마다 조금씩 무언의 충동을 느끼듯 움찔거렸다. 한편 오로라 용광로 속 피는 용암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인식과 형태, 의미 학살

약 1분이 지난 후, 삼춘우는 오로라 용광로 안에 해당 마이크를 넣었다. 그러자 마이크에 붙은 혀들이 춤을 추듯 움직이더니 용광로 속 붉은 피를 맛있게 탐구했다. 놀란 삼춘우는 뒤로 물러서서 기이한 광경을 지켜봤다. 혀와 피는 마치 새롭게 탄생하는 붉은 돼지의 입맞춤을 사랑하는 도시 소녀의 거짓된 고아 자서전과 맥락을 같게 하였다. 사람의 형태가 될 것 같으면서도 아니 됨을 반복하더니, 결국 요상한 아이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하얀 백발의 욕정과 붉은 살결의 욕정과, 뾰족한 이빨과 귀에 대한 욕정을 품은 의미 학살자 아이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나체의 붉은 살결을 자랑하며 용광로 안에서 나온 그 투박하면서도 진실된 존재는 삼춘우를 비웃듯 바라봤다. 해당 존재의 동공은 그 어떤 인간보다도 빛나고 있었다. 출생을 당한 존재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마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듯 보였다. “나는 바버다. 선포할 것이다. 의미 없다. 너와 DND도. 그리고 나중에 작성될 나의 비하인드도.” 초연히 삼춘우의 곁을 떠나 사내 선포실로 향하는 바버.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3q0LxfxmZ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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