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환호 음성 인식

건물 외벽이 점차 무너져 내린다. 앰뷸런스 100대가 건물 주위를 순식간에 둘러싼다. DND 전 직원이 건물 밖으로 일사천리 뛰쳐나간다. 지상 8층 사무실에 홀로 남아있는 그니쿨은 두 눈을 감고 명상을 한다. “얼른 빠져나오셔야 합니다!” 8층 복도에서 소리치는 퍼레이드 광고팀 부수장 ‘하미오 새타’. 참고로 그는 DND 사내에서 그니쿨의 생각, 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음과 동시에, 그니쿨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었다. 그니쿨은 그의 절박한 울음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 건물 안으로 수십 마리의 얼룩말들이 들어와 야생의 소리를 발산했다. 새타는 이에 놀라 8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을 선택했고, 그니쿨은 이를 오히려 즐겼다. 마치 FETISH에 대한 수수한 집착을 끝까지 지키려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느새 8층에 있는 천장은 반쯤 무너져 내렸고, 건물 밖으로 대피한 DND 직원들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피폐했다. 한편 8층에서 무사히 건물 밖으로 착지한 새타는 그니쿨에 대한 생각으로 잠시 우울함을 느끼다 DND 건물 옥상에 당당히 서 있는 그니쿨을 발견하곤 소리쳤다. “수장님! 그니쿨 수장님!” 해당 외침으로 건물 밖에 있던 모든 직원은 일제히 옥상을 바라봤다. 그니쿨은 두 눈을 감고 약 5m가 되는 얼룩말 가죽을 몸에 돌돌 말아 매섭게 부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빠르게 땅을 향해 떨어지는 그니쿨. 허나 지면에서 약 10cm를 남겨둔 채 그니쿨은 하강을 멈춰 허공에 떠 있게 된다. 이를 보고 감탄하여 사내 직원 모두 박수와 함께 각자 기이한 소리로 환호한다. 새타는 이 음성으로 귀가 찢어질 듯이 아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복합적이면서도 모호한 리듬과 박자가 일종의 고요한 호감을 일으켰다. 땀범벅이 된 채 확! 잠에서 깨어나는 새타. 새벽 2시 8층 퍼레이드 광고팀 사무실은 무척 고요했다.

치즈 폭탄 발언

아침 9시, 퍼레이드 광고팀 회의가 진행되었다. 그니쿨의 ‘얼룩말 치즈 폭탄 퍼레이드’ 발표를 해당 부서 직원 모두 주의 깊게 들었다. 새타는 평소처럼 그니쿨의 기획 의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 누구도 그니쿨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워했으나, 새타는 이를 매우 쉽게 했다. 사실 그니쿨이 직접 자신의 기획 의도를 타인에게 발설한 적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부수장인 새타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그니쿨의 입을 대신했기 때문이었다. 열정적으로 치즈 폭탄 맞은 얼룩말의 포즈와 반응에 대해 발표하는 그니쿨. 그의 입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순간 파괴적인 영감이 떠올랐는지 새타는 타이핑하던 손을 갑자기 멈추고 회의실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 표면이 젤리처럼 걸쭉하게 늘어나 새타의 동공을 금방이라도 잠식할 것 같았다. 그니쿨이 띄워놓은 PPT 슬라이드 속 얼룩말들이 화면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한다. 주체할 수 없는 여러 복합적인 소리들이 펼쳐진다. 하이톤의 얼룩말 소리와 함께, 둔탁하고 질긴 천장의 기이한 운동 소음이 새타에게 경이로운 실감을 전달한다. 갑자기 새타가 그니쿨의 발표를 저지하기라도 하듯이 괴상한 소음을 내뱉는다. 그니쿨을 비롯한 회의실 안의 전 직원은 일제히 새타를 바라본다. 새타는 그니쿨의 동공을 향해 소리쳤다. “치즈도 소음을 뿜어야 합니다!” 그니쿨은 약 5초 동안 새타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내 회의를 종료한 후, 새타를 수장 자리에 앉히는 그니쿨.

기합 퍼레이드 현장

오후 3시, 강남 테헤란로 37길. 새타를 포함한 퍼레이드 광고팀 7명과 기본 인력 사무실 직원 31명이 분주하게 퍼레이드 현장을 꾸미고 있다. 기본 인력 수장 이두온은 얼룩말 30마리를 자신의 직원들에게 각자 1마리씩 담당하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잠시 후 해당 현장에 도착한 DND 수장과 삼춘우. 항상 퍼레이드 광고의 신선함과 독특함에 놀라는 DND 수장이었기에 늘 근처에서 산책하다 잠시 현장에 들리곤 했다. 또한 삼춘우는 DND 수장이 다음 달에 선포할 중요 사항들을 미리 인식하기 위해 때마침 동행했다. 그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엄청난 굉음이 강남 일대를 흔들기 시작했다. 약 7초 간격으로 치즈 범벅이 된 얼룩말의 등에서 치즈 더미가 산뜻한 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감탄을 연발하는 DND 수장. 곧바로 그니쿨에게 다가간다. “이번 퍼레이드는 특유의 소음에 대한 청각화네요. 늘 다른 감각에 대한 귀결이 시각화였는데, 또 한 번의 혁신을 안겨줘서 고맙습니다.” 그니쿨은 무표정으로 수장의 동공을 바라보며 뱉었다. “이 퍼레이드의 담당자는 제가 아니라, 부수장 새타입니다. 그에게 문의하시고 그에게 찬사를 보내세요.” 그는 해당 말을 뱉곤 이내 새타에게 달려가 허리를 숙이며 치즈가 듬뿍 들어간 통들을 어딘가로 옮겼다. 새타를 자세히 바라보는 DND 수장과 삼춘우. 치즈 폭탄 소음에 리듬을 맞춰 호흡이 적당히 들어간 기합을 연속해서 뱉는 새타. 삼춘우는 그 광경을 보고 순간 큰 충격에 빠졌다.

선포 패러다임 변화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며 계속해서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삼춘우. “안녕하세요. DND입니다. 우리는 순수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엔 치료제가 없습니다. 가려진 것을 우리는 계속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남들의 거짓된 창작물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 없는 결과물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 아침 9시에 선포할 해당 내용을 반복해서 읽었다. 이미 DND 수장이 통과시킨 선포 내용이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다. 어느새 지상 8층에 도착했다. 사무실 문을 열자 저 멀리 보이는 새타. 다시 부수장 자리로 돌아가 헤드셋을 낀 채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삼춘우. 굵직하고 뚜렷한 목소리로 새타를 불렀다. 삼춘우를 흘긋 보곤 서랍 안에서 페이퍼 한 장을 훅 건네는 새타. 다음 주 월요일 아침 9시, DND 사내에 괴상한 라임 형태가 삼춘우의 굵직한 목소리를 통해 선포된다. “We are DND, Pure is none 니 맘 DND, Cure has gone 베일 싼 것을, 매일 쌀 것임 거짓 짠 것들, 너흰 딴 것임.” 해당 선포는 비트가 없었음에도 적절한 라임 배치로 인해 마치 비트가 들리는 듯한 효과가 일어났다. 그리고 일제히 DND 사내 전 직원이 잠시 하던 것을 멈추고 해당 선포를 자신들의 뇌와 촉수에 저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파괴왕 임농한

“야! 씨발, 그냥 음악 파트 지원하자니까. 이거 100%라고! 존나 우리 색깔이랑 맞다니까!” 약 100일 정도 안 깎은 수염을 휘날리며 AI 라임 로봇 ‘세아’의 면상에 자신의 면상을 들이미는 ‘임농한’. 그의 뒤편엔 DND 자체 제작 광고가 불법 녹화 비디오 형태로 화면에 나오고 있다. “We are DND, Pure is none 니 맘 DND, Cure has gone…” 굵직한 삼춘우의 적절한 라임 선포가 광고 중간마다 나온다. 세아는 희미한 기계음으로 “당신의 대표곡 ‘하나마나 보나마나’에는 논리적인 형태가 보이지 않습니다. 가사 형태가 아닙니다.”라고 토한다. 분노에 가득 찬 농한은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야구 배트를 가지고 해당 로봇을 마구 부순다.

폭소 폭발

밤 10시, 후쿠오카 출장을 다녀온 DND 수장. 자리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인다. 옆에 있던 전용 비서가 그에게 헤드셋을 끼운다. 피식 웃는 DND 수장. 한편 막담 포차에서 자료 추적팀의 수장 휴트스, 위기 생산 프로젝트 수장 구완옘, 거짓 작가팀 수장 예두삼, 취재 전략팀 수장 윤지상이 함께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순간 웅장한 비트와 함께 기이한 노래가 포차 안을 가득 채운다. “취재 불가피 언어를 제대로 담았네. 거짓 라임이 인상적이야.” 예두삼이 윤지상을 보며 감탄을 연발한다. 폭소를 터뜨리는 윤지상. “자네 감탄사가 더 뇌와 촉수를 건드리는 기분이야. 그만하게!” 농담 어조로 툭 예두삼에게 뱉는다. 순간 터벅터벅 느린 걸음으로 해당 테이블에 합석하는 리듬 창조팀 수장 임농한. “허리 좀 펴라, 여구욱!” 윤지상의 허리를 툭 친다. 다 같이 폭소하는 수장 일동.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0eTM6nt-wdM
DND 속보 : https://dndnews.co.kr/dnd-%ec%9d%8c%ec%9b%90-%eb%8f%8c%eb%8f%8c-%eb%a7%90%ec%95%84-%ea%b3%b5%ea%b0%9c-%ec%a9%94%ec%a9%94-%eb%93%a3%ea%b8%b0/
DND 힙합 관련 정보 : https://dndnews.co.kr/%ea%b5%ad%eb%82%b4-%ed%9e%99%ed%95%a9-%ec%95%a8%eb%b2%94-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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