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 탄생

주름진 의식 덩어리에서 금빛 신호가 발산했다. 그 신호는 소문난 쾌락의 형태를 띠며 원형의 ‘금빛 조각(금각, 金閣)’을 낳았다. 금각은 이끌림과 이끌어짐 사이의 운동을 하며 기이한 나팔 거리로 향했다. 거리엔 속죄 나팔을 부는 무해한 병정들이 복잡하게 정렬해 있었다. 그 정렬 사이로 향하는 것이 두려웠으나, 금각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를 보면 분명 이끌어짐이 이치에 맞는 것으로 느껴졌다. 나팔 소리는 매우 낮고 굵직한 운율을 차곡차곡 하늘에 3차원 곡선 형태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듯 뿜었다. 금각은 2일 정도 그곳에서 무언가를 기다렸다. 이끌림이 맞는지, 이끌어짐이 맞는지. 마치 이 기회에 이끎에 대한 의문을 꼭 해소하고 싶었던 듯했다. 자신이 기다리는 마음이 진짜인지 아닌지 꼭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썩은 해골에게 미소를 기대하는 노년 광대의 짜릿한 눈물을 꼭 마시길 원하는 어느 채식주의자의 동물에 대한 질투와 같았다.

쓰나미 소년 등장

순간 까칠하면서도 정겨운 목소리를 가진 소년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소리쳤다. “니질(Nizil) 입구에서부터 큰 쓰나미가 몰려와요! 모두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소년의 우렁찬 소리는 해당 거리의 모든 사람에게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참고로 니질이라는 곳은 나팔 거리로부터 약 18km 떨어진 곳으로 자주 쓰나미가 몰려오는 지역이었다. 나팔 병정들은 소년의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다시 나팔을 힘껏 불었다. 그들은 나팔 거리의 심장과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없다면 해당 거리의 형체는 서서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 성가시면서도 이상한 거리의 구조는 그 누구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그렇게 두고 지켜볼 뿐이었다. 금각 또한 쓰나미 소식에 잠깐 놀랐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순 없었다. 그녀의 원형 신체가 이미 거리 중앙의 지면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렇다고 스스로 움직이려고 발버둥을 치지도 않았다. 쓰나미를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었다. 이를 보면 그녀가 해당 거리에 온 강력한 동기가 무언가에 대한 이끌림이 아닌지 의심이 되었다.

쫀득 시식 발동

니질 입구, 3억 명의 사람들이 쓰나미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었다. 이들은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모두 급히 헤엄치며 발버둥 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이 헤엄치는 방향은 쓰나미가 향하고 있는 나팔 거리 방향이었다. 나팔 거리에 요상한 금빛을 뿜어내는 원형 조각이 있다는 소식을 이미 접한 탓일까? 그들은 초연한 욕망을 가진 채 필사적으로 헤엄쳐 갔다. 도중에 힘이 빠진 사람들은 익사하거나 쓰나미의 높은 파도로 인해 튕겨 나갔다. 참고로 그들을 덮친 쓰나미는 매우 강력했기에 약 1,000번의 발길질을 해야 1km를 나아갈 정도였다. 즉, 나팔 거리까지 그들은 약 18,000번의 발길질을 해야 했다. 이후 힘겹게 발길질을 하여 7천 명의 사람들이 나팔 거리에서 약 1km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 그곳은 일명 쫀득 훼방 거리였고, 지름이 40m나 되는 쫀득한 액체 구름 2,000개가 경비 근무를 서고 있는 곳이었다. 결국 그토록 강력했던 쓰나미는 해당 경비를 뚫지 못했다. 쓰나미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나팔 거리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순간 쫀득한 액체 구름들이 달리는 니질 사람들을 마구 잡아먹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또렷한 비명을 지르며 점차 사라졌다.

백옥 탄생

나팔 거리는 여전히 나팔 소리로 인해 혼란이 크게 일어나고 있었다. 금각은 자신의 몸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녹아 없어질 것 같은 감정이 들었다. 순간 저 멀리서 500명의 니질 사람들이 해당 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팔 소리는 그들의 도착을 환영이라도 하듯 더욱 경쾌하게 거리를 빛냈다. 금각은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감정을 느꼈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어떤 것에 대한 이끌림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거리에 도착한 니질 사람들은 거리 중앙 지면에 질퍽하게 박혀 있는 금각을 발견하곤 그녀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금각은 순간 공포를 느꼈으나 짜릿한 행복을 맛보는 경험을 했다. 니질 사람들은 그녀를 둘러싸곤 각자의 볼품없는 머리를 금각의 신체를 향해 마구 박치기하기 시작했다. 금각은 그 어떠한 아픔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의 머리가 자신의 신체를 관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빛내길 원했다. 순간 어느 한 사람의 머리가 금각의 신체를 맛있게 관통했다. 그러자 금각의 신체가 금빛 폭발을 일으키며 주위를 눈부실 정도로 환하게 만들었고, 이내 금각과 머리를 통과시킨 남성의 신체가 하나가 되어 물컹하면서도 단단한 자태를 가진 완전한 구 형태의 ‘백옥(白玉)’이 되었다.

기이한 어둠 굴곡

백옥은 모든 거리 지면을 기름이 칠해진 쇠 형태로 만들어 빠르게 나팔 거리를 벗어나 쫀득 훼방 거리를 통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곳은 어둠 장막 거리였다. 이곳은 빛이 아예 없는 어둠의 거리로 오로지 백옥 자신만이 은은하게 빛날 뿐이었다. 백옥은 해당 거리의 어둠을 조금씩 포옹하기 시작했다. 순간 점점 백옥의 내부에서 기이한 분할이 이루어졌다. 정확히 내부에서 어떤 분할이 일어났는지 알 순 없었으나, 그 내부의 분할이 너무나도 활발하여 백옥의 외부 형태가 울긋불긋 가만히 있질 않았다. 그러곤 한참 있다 백옥의 외부 껍질이 탁! 벗겨졌다. 불완전한 인간 신체 형태를 한 미숙한 생물체가 툭! 튀어나왔다. 그것은 어둠 장막 거리의 지면에 자신의 몸을 홀연히 맡기곤 점차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순간 어둠의 장막 거리의 공간들이 무서운 굴곡 형태로 일그러지며 존재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시커먼 하늘이 지면으로 돌진하기도 했다. 백옥에서 나온 생물체는 이러한 굴곡에 점차 부서져 갔다. 자신의 존재를 찾기도 전에 무언가에 의해 소멸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발상의 이끌어짐

‘금각, 백옥, 그리고 마지막 생물체의 행보는 과연 어떤 존재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었을까?’ 새벽 1시 거짓 작가팀 사무실 안, 손전등을 비추며 해당 글을 읽고 있는 새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해당 글을 모두 핸드폰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곤 이내 자리를 뜬다. 다음 날 아침 9시, 퍼레이드 광고팀은 매우 분주하다. 피곤함에 젖은 행색으로 털썩 자리에 앉는 그니쿨. 순간 전화가 울린다. ‘그니쿨씨, 내일까지는 참신한 소재를 분명하게 미리 말해주셔야 합니다. 저도 미리 선포를 준비해야 하니까요.’ 삼춘우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그니쿨의 귀를 따갑게 만든다. 툭! 전화를 끊는 그니쿨. 그는 책상에 쌓인 서류를 정리하며 다시 마음을 잡으려고 한다. 그런데 순간, 의문의 서류 하나를 발견한다. 첫 페이지에 붉은 글씨로 ‘이끌림과 이끌어짐의 소멸기’라고 쓰여있다. 약 5분 동안 해당 글귀를 빠르게 읽어보는 그니쿨. 이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타를 향해 소리친다. “새타, 지금 바로 휴먼 탐색팀에 연락해! 이끌림을 자랑하는 무근본 남녀를 색출해야 해!” 밝은 미소를 띠며 기뻐하는 그니쿨. 그의 명령에 힘차게 대답하는 새타. 그는 희미한 미소를 띠며 휴먼 탐색팀에 전화를 건다.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p6DUS17EyrA
DND 속보 : https://dndnews.co.kr/%ed%83%9c%ec%95%84-%ec%b6%9c%eb%aa%b0-%ec%96%b5%ec%a0%9c-%ec%95%95%eb%b0%95-%ec%8b%a4%ed%9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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