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자유의 끝으로

어떻게 불륜을 저지를 수 있을까. 사람이 짐승과 같다는 말을 인생의 보금자리로 만들려는 기인의 수작인 것일까. 사람들은 왜 금수를 잡으려고 안달이 난 것일까? 불륜하면 그곳에서 사람이 피어난다고 왜 거짓을 말하는 것일까. 의미 없는 말을 한 걸음 던지면 그것 또한 사랑으로 포장된 불륜이 되는 것일까. 오늘 나는 인기척이 없는 어머니의 숨결을 사랑으로 포장하려 한다. 금상만의 기분이 이런 것이라 치부하는 자는 오직 성욕에 지배당한 것과 같으니, 도망치자. 어머니, 당신이 도망치면 그 종착지는 오로지 비명과 아우성이 소스라치는 사랑 아닌 질투 속 아들이 됩니다. 아버지, 당신이 불륜하면 그 종착지는 오로지 이명과 자주성이 도드라지는 자랑 아닌 실수 속 허들이 됩니다. 금상만과 오순미는 내 가정의 온도와 균형을 모두 살해했지만, 동시에 내게 황홀한 자유를 선사했다.

실언하는 까마귀 인생

저 녀석은 까맣다며 실언하는 동급생들의 저열함을 보고 있다가 문득 화가 났다. 너무 새하얀 것은 믿지 않기로 했다. 계속 그 청결함을 유지해야만 할 것 같은 아기자기한 어둠이 동시에 나를 질투했기 때문이다. 10살 무렵, 동물원에 가서 하얀 백조를 보며 나의 부모는 나를 가르쳐 들었다. 고고하고 아름다운 저 자태를 닮아야 한다고 뱉었다. 하지만 난 그 자태들이 초연한 죽음으로 이르는 상상을 동시에 저질렀다. 부모 몰래 하는 그러한 상상은 향후 내 인생의 모든 빛을 영롱하게 만들 것이라 확신했다. 까마귀 부부가 백조를 까맣게 물어뜯으며 실언이 섞인 울음소리를 내뱉는다. 자신의 불호를 저렇게 마음껏 내뱉는 동물이 존재했다니. 동급생과 부모의 얼굴 가죽이 점차 까맣게 흘러내림을 직감하고 싶다. 체감하여 실언을 내뱉고 싶다. 그 실험은 당연히 몰래 행해져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섭취하는가.

무작정 한번은 뽑을 수밖에 없는 내 이빨들을 모조리 거울로 관찰한 적이 있었다. 그 배열은 가지런함보단 능숙함을 더 자랑하는 것 같았다. 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인내할 수 있다는 어린아이의 당돌한 자랑이다. 이빨을 섭취하면 이빨로 인해 이빨을 섭취하는 것인가. 부모는 나에게 어떤 섭취를 강요했는지 그들의 이빨은 알고 있는가. 세상 속에서 짓밟힌 가치들을 모조리 섭취하고 난 이를 정의할 수 있을까. 의심되는 이 상황마저 내 이빨들에게 모욕감을 선사했다. ‘이’라고 칭하지 않고, ‘이빨’로 칭해도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아야 한다. 내 이빨들을 다 벗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자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고집불통 기업의 이념. 그것을 고집스럽게 섭취하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을까. 이빨을 이빨로 씹어야 할까, 아님 이빨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관찰만 해야 할까.

갸우뚱한 장롱 비밀

우리 집 장롱의 현실적 형태가 온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나의 부모, 친척 등 모든 사람은 그것을 온전하게 인식하고 있었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굳건히 닫혀있기만 한 그 장롱에는 무언가 고독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냄새를 모두 무시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갸우뚱한 그것의 균형 감각이었다. 의심했다. 부모가 내 현실적 감각을 모두 낙태시키려고 조작했다고 말이다. 그들은 애초에 갸우뚱한 관계와 생각으로 나를 낳았고, 내 정체성을 갸우뚱하게 뒤틀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장롱의 갸우뚱함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순간 내 목이 갸우뚱하게 꺾여있다고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비명. 스타카토로 울려 퍼졌다. 그녀의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믿음직스러운 실거미가 춤추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 있는 주름이 실거미의 그림자마냥 울렁거렸다. 가장 균형감 있는 육체를 가지고 강렬히 갸우뚱한 인식을 타자에게 주입하는 실거미들의 자태에 환호했다. 그날 이후, 난 장롱 주위에서 맴도는 실거미를 찾기 위해 나의 목을 갸우뚱하게 꺾는 요상한 행동을 취했다.

2024년 1월 30일, 미래 DND 정직원 도구동.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uTXeNgmzc1o&t=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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