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당황, 하얀 탈출

“TC 신경 1-3, 수액과 타액의 분비가 질긴 형태로 진입 중! 지원 바람!” 어둠이 가득한 신경 장막 근처에서 뒤뚱뒤뚱 발버둥 치는 인간 변화 분석팀 부수장 로보우. 지원군을 간절히 바라며 인생이 끝날 위기에 놓인다. 순간 어렴풋이 자신의 원대한 꿈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슈미츠의 뒤를 이어 훗날 백색 도마뱀의 꼬리 세포를 자신의 골반에 이식하는 것, 두후의 뒤를 이어 훗날 적색 바퀴벌레의 날개 세포를 자신의 팔꿈치에 이식하는 것, 인간 변화 분석팀 수장의 뒤를 이어 훗날 이색 오징어의 심장 세포를 자신의 광대뼈에 이식하는 것을 말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선 먼저 두후 슈미츠의 세포를 세척하여 신경을 부활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슈미츠의 몸속 세포들은 여태까지 그가 이식해 온 동물들의 울음을 품고 있었기에 사방에서 괴성이 울려 퍼졌다. 이를 얄팍하게 견디며 발버둥 치는 로보우. 순간 삐비빅! 로보우에게 희망찬 기계음이 들린다. “여기는 TC 신경 3-4, 정자 펌프질로 상쾌한 점액 파도를 일으켰습니다! 타고 가십시오!” 환희에 가득 찬 로보우. 잠시 후, 저 멀리서 모든 신경 통로의 외벽을 말끔하게 부수며 다가오는 거대 점액 파도가 몰려온다. 두 눈을 지그시 감고 해당 파도에 몸을 던질 자세를 취하는 로보우.

식칼 융털 회귀

점액 파도는 로보우의 온몸을 끈적하게 포옹하여 이동시켰다. 대장에서 대뇌까지 수많은 정자와 함께 속삭이며 기쁨을 만끽하는 로보우. 이는 마치 사람에서 자란 파란 사상이 나란히 살아 나라를 팔라는 코알라의 자랑과 같았다. 그렇게 약 10분을 점액 파도와 춤추다 대뇌 TC 0-13에 도착한 로보우. 참고로 점액 파도는 온화한 대뇌 신경 세포들의 정화작용으로 인해 점차 난자들로 변해갔다. 그러곤 이내 수십 개의 난자가 탄생한 후, 그것들은 스스로 슈미츠의 남근을 향해 굴러갔다. 해당 광경을 지켜본 로보우는 뒷주머니에서 사진기를 꺼내 그 기이한 광경을 추억에 저장했다. 띵띵! 자신의 팔꿈치에 붙어있는 보라색 버튼 2개를 동시에 누르는 로보우. 그러자 팔꿈치에서 기다란 장수말벌의 굵은 침으로 만들어진 곡괭이 2개가 나왔다. 이를 양손에 잡고 대뇌 안 신경 장막들을 무참히 찌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로보우. 그는 거침없이 TC 0-3까지 나아갔다. 그러자 악성 종양 덩어리가 그의 앞길을 막아섰다. 그것은 온몸이 식칼들로 박혀있는 굵직한 원통 형태의 종양 ‘abba-kal’이었다. 해당 종양은 점차 로보우의 앞으로 걸어왔다. 금방이라도 자신에게 박혀있는 식칼들을 이쁜 마음으로 로보우의 이마에 쏠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말이다. 순간 로보우는 등에 메고 있던 통의 호스를 앞으로 꺼내 무언가를 쏠 준비를 한다. 디이이이이잉- 둔탁한 기계음이 울리더니 호스 구멍에서 진실된 초록 염산이 마구 쏟아져 종양을 뒤덮는다. 곧바로 괴성을 지르는 종양. 점차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동시에 그것의 몸에 박혀있던 식칼들은 자그마한 융털들로 바뀐다. 융털들은 흐물흐물 기어 슈미츠의 소장으로 향했다. 다시 앞으로 전진하는 로보우.

Five old things

어느새 TC 0-2에 도착한 로보우. 그러자 수천 개의 세포 신경들이 붙어있는 외벽이 나타났다. 각기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는 해당 신경들은 2초에 한 번씩 좌우상하로 빠르게 진동했다. 그러다 그중 늙은 세포 5개가 툭! 튀어나오더니 하나의 기이한 염색체 모양처럼 서로 합체했다. 그것은 바로 정육각형 형태의 악성 종양 ‘harmony away’였다. 로보우는 해당 장면을 사진기로 그 기이한 합체 현장을 추억에 저장했다. 해당 물체는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는지 점차 늙어 주름이 마구 생겼다. 주름이 너무 빠르게, 많이 생겨 주름 간에 어떠한 틈도 보이지 않았다. 이는 마치 화가와 조각가 중 어떤 이를 먼저 굴복시킬지 고민하는 어느 불치병 걸린 백만장자의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수줍은 난쟁이의 어휘력을 탐하는 솔직한 도박 중독자의 삶과 같았다. 로보우는 그것이 곧 심각한 노화로 인해 폭발할 것으로 대비하여, 자신의 손등에 미리 장착했던 오물 손해 폭탄을 집어 해당 종양을 향해 던졌다. 순간 퐈악! 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것은 다시 젊은 세포들로 변하여 이전에 있었던 외벽으로 새침하게 붙었다. 다시 앞으로 전진하는 로보우.

깔끔한 배출과 번뜩임

어느새 TC 0-1에 도착한 로보우. 그는 드디어 전두엽의 가장 중앙 세포 장막까지 도달했다. 여러 빛깔의 세포 신경들이 수억 개의 각기 다른 구조의 띠를 이루며 얽혀 있는 현장! 로보우는 장수말벌 곡괭이로 이것들을 툭툭 걷으며 슈미츠의 대뇌 신경 문제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와중, 순간 갈색 대변 세포 덩어리들로 뭉쳐있는 끔찍한 신경 다발이 여러 신경 틈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발견하는 로보우. 정확히 어느 정도로 그 세포 덩어리들이 뭉쳐있는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그것을 일단 분해하기 위해 자신의 으뜸 슈트의 겉가죽을 확 벗는 로보우. 그러자 그의 몸을 감싼 푸른 빛의 액체 슈트가 뒤이어 등장한다. 온몸에 힘을 꽉 준 채 처절한 괴성을 지르는 로보우. 이후 해당 슈트의 액체들이 점차 빠르게 끓으며 앞의 대변 덩어리로 순식간에 질주한다. 강력한 액체 범벅으로 샤워하는 대변 덩어리. 그러자 순간, 엄청난 양의 대변 세포들이 공중으로 분해되기 시작한다. 고체, 액체, 기체로 수십억 개의 대변 세포들이 분해된다. 순식간에 대변 세포들에 잠식당하는 로보우. 이내 거대 대변 파도가 형성된다. 해당 대변 파도는 로보우를 깔끔하게 슈미츠의 신체 하단으로 이송하기 시작한다. 운송과 이송과 긍정과 부정과 사정과 다정의 분위기로 신나게 파도치는 대변 파도! 그리고 즐겁게 이것을 타고 기계음을 켜는 로보우. “여기는 TC 0-1. 성공했다! 대뇌에 대변이 있었어! 이제 곧 옹졸한 구멍으로 나가겠다! 오바!” 한편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는 두후 슈미츠. 인간 변화 분석팀 실험 병동 침대에서 점차 일어나기 시작한다. 주위 팀원들이 놀라기 시작한다. 순간 굵직한 스타카토 소리가 들린다! 슈미츠의 옹졸한 신체 하단 뒷구멍에서 갈색 대변이 분출한다! 한 팀원이 작은 세포 저장 박스로 해당 대변을 받는다. 잠시 후 해당 변을 뒤적거리곤 “로보우 부수장님은 무사하십니다! 곧 신체 복원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기쁘게 외친다. 순간 눈을 확! 뜨는 수장 두후 슈미츠! 시계를 잠시 보더니 “씨발, 기막힌 세포 이식 아이디어 방금 생각났어!”라고 속삭인다.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72sE49Vm1YA&t=95s
DND 속보 : https://dndnews.co.kr/%ec%84%b8%ed%8f%ac-%ec%95%95%eb%b0%95-%eb%af%b8%eb%b0%9c-%ec%8b%a0%ea%b2%bd-%ea%b8%b0%ec%83%81/
DND 신경계 관련 정보 : https://dndnews.co.kr/%ec%8b%a0%ea%b2%bd%ea%b3%84-%eb%b6%88%ec%b9%98%eb%b3%91-%eb%aa%a8%ec%9d%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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