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 폭발 세레나데

14인의 빈말 티키타카 따뜻한 기운이 출입문 표면에서 느껴졌다. 긴장이 묻은 침을 후루룹! 삼키는 기여린. 서서히 그 거대한 출입문을 열자, DND 사내 직원 전체가 로비에서 그녀를 환호와 함께 맞이했다. [삼춘우] : (거친 숨결로) 여린씨가 2년 만에 드디어 다시 입장했습니다! 뜨거운 침샘을 자랑하는 그녀를 부디 심판하세요! [구완옘] : (누런 팔꿈치를 자신의 이빨에 더보기…

배설 가계도

탄생 불가능 악몽 조각난 남편 P의 두개골이 식탁을 어지럽혔다. 실눈을 뜬 채 자신이 어제 토한 토끼 고기를 생각하며 남편의 시체를 섭취하는 S. 동시에 임신을 당한 둘째 딸이 S의 뱃속에서, 식도에서 내려오는 찌꺼기들을 멋모르게 섭취한다. 완벽한 태아의 형태를 띠고 있었으나, 아직 세상에 출몰되지 않은 그 아이의 이름은 C. 순간 첫째 아들 더보기…

엉켜있는 감촉의 부활

적광 식사, 덩어리 축제 “아, 아, 모든 사원은 듣습니다. 기형 적색 신호를 응시하길 바랍니다. 눈에 익어야 그것이 이질적이지 않다고 믿게 됩니다. 물론 저 삼춘우는 거짓을 옹호할 생각 없이 계속해서 선포할 것이니, 이 점은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순간 30개의 대형 마이크가 동시 다발적으로 꺼림칙한 기계음을 발사하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동공에 힘이 점점 없어지는 더보기…

SECRET DIARY

황홀한 자유의 끝으로 어떻게 불륜을 저지를 수 있을까. 사람이 짐승과 같다는 말을 인생의 보금자리로 만들려는 기인의 수작인 것일까. 사람들은 왜 금수를 잡으려고 안달이 난 것일까? 불륜하면 그곳에서 사람이 피어난다고 왜 거짓을 말하는 것일까. 의미 없는 말을 한 걸음 던지면 그것 또한 사랑으로 포장된 불륜이 되는 것일까. 오늘 나는 인기척이 없는 더보기…

-℃+ 도감

기특한 분류와 정갈함 새벽 4시 지옥 평가팀 사무실 안, 차가운 아메리카노 3L를 쉬지 않고 마셨으나 결국 책상에 엎드려 퍼질러 자는 부수장 혼라카가 보인다. 초록빛의 파동이 그의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동시에 까칠한 기계음이 뿜어 나온다. 인사팀에서 받은 DND 사내 직원들의 모든 데이터가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취합, 병합, 분리, 제어를 반복한다. 더보기…

White Cleansing

남근 목격기 “성적인 집착을 너무 과도하게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아예 포르노 아닌가요?” 거짓 작가팀 회의실에서 여러 직원이 해당 소리를 뱉으며 난동을 부린다. 부수장 안이주는 최대한 팀원들을 설득했으나 논리적으로 밀리는 느낌을 받는다. 수장 예두삼은 두 눈을 감고 그들의 소리들을 모조리 자신의 뇌세포 속 남근들에 저장한다. 저장하면 할수록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더보기…

하마쓰 벤치마킹

열림 방치 : 사랑 빨간 표지가 눈에 띄는 어느 공책을 꼼꼼히 읽는 주나희. ‘고뇌 수축 껌, 자책 해방 샐러드, 출산 포테이토’와 같은 수십 가지 메뉴들을 확인한다. 일정한 간격의 걸음으로 지상 2층 Food store 문 앞에 선 나희. 전용 열쇠를 가방에서 꺼내 문을 열려고 하는 그 순간, 이미 문이 열려 있는 더보기…

이끌림과 이끌어짐의 소멸기

금각 탄생 주름진 의식 덩어리에서 금빛 신호가 발산했다. 그 신호는 소문난 쾌락의 형태를 띠며 원형의 ‘금빛 조각(금각, 金閣)’을 낳았다. 금각은 이끌림과 이끌어짐 사이의 운동을 하며 기이한 나팔 거리로 향했다. 거리엔 속죄 나팔을 부는 무해한 병정들이 복잡하게 정렬해 있었다. 그 정렬 사이로 향하는 것이 두려웠으나, 금각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를 보면 더보기…

치즈 폭발 퍼레이드

자살 환호 음성 인식 건물 외벽이 점차 무너져 내린다. 앰뷸런스 100대가 건물 주위를 순식간에 둘러싼다. DND 전 직원이 건물 밖으로 일사천리 뛰쳐나간다. 지상 8층 사무실에 홀로 남아있는 그니쿨은 두 눈을 감고 명상을 한다. “얼른 빠져나오셔야 합니다!” 8층 복도에서 소리치는 퍼레이드 광고팀 부수장 ‘하미오 새타’. 참고로 그는 DND 사내에서 그니쿨의 생각, 더보기…

거짓 긋기 금지

거짓 집착 리듬 “너 거짓말하면 진짜 혼난다!”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10세 소년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예두삼은 아들의 두 뺨을 손바닥으로 움켜쥔 채 다시 한번 협박 덩어리를 뱉었다. “아빠는 거짓을 그 누구보다 금방 맡을 수 있어. 알겠니?” 그는 아내가 만들어 놓은 아침밥을 쳐다보지도 않고 곧바로 회사로 직행했다. 차고 씁쓸한 공기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