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불가능 탄생

choice자료 추적팀엔 총 200개의 최신식 컴퓨터가 들어서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검색 전문가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길, 지역, 국가 등의 모든 정보를 알아내기에, DND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부서가 바로 자료 추적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2023년 10월 8일 17시 18분, 자료 추적팀에서 처음으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전까지 불가능한 일이 전혀 없었기에 한숨은 해당 부서 팀원들에겐 사치였다. 이런 그들에게 한숨이 나왔다는 건 불가능한 추적이 시작됨을 의미했다. 자료 추적팀의 회사 추적 담당 ‘배근하’는 곧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해당 부서 수장인 ‘휴트스’에게 자신의 한숨 원인을 실토하며 하나의 종이 파일을 넘겨주었다. 그 파일의 표지엔 ‘CM HUMAN’이라는 단어가 붉은 글씨로 23도 정도의 시계 방향으로 틀어져 있었다. 휴트스는 심기가 불편한 상태로 다음 장을 넘겼는데, 기이한 애벌레 사진과 함께 초록색 글씨로 ‘애벌레 시식을 고집한 이유-츄아믹푸’라고 적혀있었다. 츄아믹푸는 딱 보더라도 아시아계의 21대 주스안 혈통 이름들의 라임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자료 추적팀의 수장답게 휴트스는 츄아믹푸가 단번에 싱가포르 남동부 지구 사회 발전 이사회의 회장, 즉 그곳에서 약 30년간 근무해 온 ‘하아각투’의 후손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런데 휴트스는 한 가지 의문을 배근하 팀원에게 제시했다. 인간 추적은 배근하의 담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를 캐묻자, 배근하는 수장이 들고 있는 파일을 뺏어 맨 앞장의 ‘CM HUMAN’ 글자 바로 옆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엔 ‘Inc’라는 아주 작은 글씨가 적혀있었다. 휴트스는 즉각 배근하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죄를 표했고, 모든 팀원에게 해당 파일의 회사 추적에 온 신경을 쏟도록 요구했다. 정확히 말하면 강제로 지시하였다.

Homo Fire and Pocket

해당 한숨이 발생하기 전, 인간 추적 담당 ‘소도윤’이 츄아믹푸에 대해 조사했었는데, 그 결과는 너무나 의외였었다. 그녀가 하아각투 후손이라는 사실, 3년 전까지 미국 남부 지스테리아라는 시골의 갱이었다는 사실, 현재 월 소득이 약 4만 달러(한화 5,400만)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일단 그녀가 지구 사회 발전 이사회의 회장 후손임에도 갱을 행했던 이유에 대해 알아봤는데, 갱을 들어가기 전에 그녀가 조지아주 백색 이단 클럽의 부수장이었던 ‘롼 맥시’라는 여성을 좋아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당시 츄아믹푸는 조지아주에 싱가포르 경영대학 동기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떠났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롼 맥시를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둘은 당시 금지된 사랑에 빠졌고, 크리스천이었던 츄아믹푸의 대학 동기들과 더불어, 백색 이단 클럽 임원들은 이 둘을 배척했다. 그들은 모욕적인 말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발산하여 둘에게 심한 압박을 가했고, 결국 둘은 남부의 지스테리아라는 시골로 떠났다. 이후 둘은 해당 시골에서 ‘Homo Fire’이라는 동성애 클럽을 결성하여 그 지역 시민들의 약 20%를 성소수자로 만드는 업적 아닌 업적을 남겼다. 참고로 미국 정부는 당시 Homo Pocket이라는 정책을 강행하여 미국 일대에 존재하는 동성애 단체들을 모조리 주워 담아 제거하는 중이었다. 지스테리아는 약 1,000명 정도의 매우 작은 시골이었기에 한동안 정부의 눈에 띄지 않다가, 어느 호모 혐오자의 고발로 국가 조사관들이 조금씩 투입되어 츄아믹푸는 롼 맥시와 함께 자신의 고향 싱가포르로 도망갔다.

CM HUMAN Inc.

싱가포르의 남동부 지역은 자신의 조부인 하아각투가 총괄하고 있었기에, 곧장 츄아믹푸는 북서부 지역으로 향했다. 그녀는 이전에 동성애 클럽 십일조로 인당 일주일에 300달러씩 걷어 돈을 많이 모았기에 집을 바로 사는 건 일도 아니었다. 참고로 Homo Fire 가입 인원은 약 200명에 달했으며 약 3년 동안 해당 클럽이 존재했었다. 츄아믹푸는 롼 맥시와 함께 살 4층 집을 북서부 지역 외곽에 장만했으며, 이곳과 약 3km 떨어져 있는 부지에 약 12층 정도의 지하를 뚫어 하나의 회사를 설립했다. 해당 회사의 정확한 크기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단순한 추측이니 이해 바란다. 츄아믹푸를 추적하던 소도윤이 그 회사의 존재를 배근하에게 즉각 알렸지만, 배근하는 단 한 가지 사실을 제외하곤 그 어느 것도 알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회사 네이밍 로드였다. 츄아믹푸가 장만한 집의 정문에서 부터 그 지하 건물로 가는 가장 느린 루트에 약 2mm 정도의 ‘CM HUMAN Inc.’라고 적힌 작은 글씨가 약 40m 간격마다 흐릿하게 존재했는데, 이는 마치 태양과 얼음 사이 존재하는 수소 입자들의 행렬 모양을 본떠 만든 가난한 자의 굴뚝 연기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츄아믹푸가 지하를 뚫어 만든 건물이 단순한 아지트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일종의 회사를 설립한 것이었다. 하지만 ‘CM’이라는 글자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진 여전히 의문이었다.

애벌레 홍수 사건

배근하는 해당 글자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DND 싱가포르 동부 지역에 잠시 휴양 중이었던 역사 추적 담당 ‘비니시그랑’에게 연락하여 혹시 북서부 지역에 대해 기이한 정보가 있으면 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사이가 좋고 가장 친했던 터라 비니시그랑은 흔쾌히 그녀의 부탁을 승낙했다. 그로부터 약 15일 후, 비니시그낭에게서 DND 자체 제작 어플인 ‘DDM’으로 연락이 왔다. 괴상한 애벌레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이 도착해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참고로 영어로 된 메시지 내용을 번역한 것이니 다소 이상한 표현은 적당히 넘기며 읽길 바란다. “근하, 나 비니시그낭이 너의 부탁에 정겨운 희망을 심어줄 때가 온 것 같아. 난 약 3일 전에 잠시 북서부 지역을 방문했었어. 그런데 유독 내가 사진으로 보낸 애벌레들이 장소를 막론하고 해당 지역을 기어 다녔어. 더 기이했던 건 애벌레 한 마리마다 한 사람 씩 그것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거야. 너무 이상하지 않니? 그들의 표정은 마치 통곡의 벽에 가로 막힌 사연 있는 내 친딸의 교묘한 이타심과 거의 흡사했어. 난 그래서 해당 애벌레를 관찰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에게 물었어. 왜 그토록 심오한 관찰을 하냐고 말이야. 그들의 반응은 늘 한결같았어. 선택을 하는 것보단 만드는 것이 좋지 않냐는 절망적인 대답을 내뱉곤 애벌레를 약 5분 정도 관찰하곤 시식을 하였어. 그리고 어느새 난 너가 언급했던 지하 건물 근처에 다다르게 되었어. 내 의지로 간 것은 절대 아니야. 단지 그 근처에 애벌레가 제일 많이 몰려 있었거든. 아마 그 애벌레의 근원지는 CM HUMAN INC.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어. 지하 건물이 있다고 추측되는 그 넓은 공터엔 대략 200마리의 애벌레와, 그와 같은 수의 사람들이 서로 더 튼실한 애벌레를 시식하기 위해 다투고 있었어. 내가 본 것은 여기 까지야. 그들은 왜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일까? 도무지 알 수 없었어. 아마 이 사건은 파헤치기가 힘들테니 수장께 바로 보고하도록 해. 이상 나의 쓸데없는 조언이었어. 그럼 이만.” 배근하는 해당 메시지를 본 후 곧바로 수장에게 제출할 파일을 만들었다.

우연의 범벅

그렇게 탄생한 파일이 ‘애벌레 시식을 고집한 이유-츄아믹푸’였다. 회사 이름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CM HUMAN INC.로 제출하였다. 임의로 앞 두 글자의 약자를 가정하여 풀어써도 되었지만, 그것에 얽힌 충분한 연관성이 북서부 애벌레 시식을 행했던 사람들의 뱉음인 ‘선택을 하는 것보단 만드는 것이 좋지 않냐.’라는 것뿐이었기에 CM을 ‘Choice Making’으로 굳이 가정하지 않았다. 평소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배근하였기에 더욱 이를 가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휴트스의 해당 회사 추적에 대한 지시가 떨어진 후, 배근하는 머리론 그 가정법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 가정을 하고 있었다. 이를 가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실마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료 추적팀 전원이 해당 회사에 대한 정체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던 와중, 수장 휴트스에게 DND 호치민 지사에 있던 구완옘이 갑자기 연락이 왔다. 당시 구완옘은 ‘무속인 유흥과 기독교 수녀 자살의 사회적 연관성’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무속인 약 100명이 호치민 7군 쑤오춘 로드에서 애벌레 약 2천 마리와 함께 피를 토하며 집단 자살을 했다고 긴급히 연락 온 것이었다.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세계 각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10일 이내에 일어났다. 일본 히로시마의 도박 중독 사무라이 30명과 103마리 애벌레 집단 자살 사건, 호주 캔버라의 백반증을 앓고 있던 혼혈 성악가 11명과 98마리 애벌레 집단 자살 사건 등이 그것이었다. 당시 해당 사건들을 목격했던 시민들의 증언은 다음과 같았는데, 모두 ‘선택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말을 내뱉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사 사건이 대량으로 발생하자 자료 추적팀 수장 휴트스는 Choice Making HUMAN Inc.라는 새로운 보고서 파일을 만든 후, DND 수장의 사무실로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DND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mDt7atIqO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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